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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영화]모가디슈: 그때 그곳은 지옥이었다 2026년 오늘, 집에서 OTT를 통해 영화 ‘모가디슈’를 다시 감상했습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1991년 소말리아 내전 한복판에서 남북한 외교관들이 손을 잡고 탈출했다는 실화가 있었다는 사실에 정말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픽션보다 더 영화 같은 이 현대사의 한 페이지는 볼 때마다 마음이 묵직해집니다. 당시 우리 외교관들이 겪었을 사투는 기록된 활자 그 이상의 처절함이었을 겁니다. 세상 무너지는 줄 모르고 딱지치기하던 나의 어린 시절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를 떠올려보니 저는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해가 질 때까지 딱지치기하고 구슬 굴리며 뛰어놀던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때는 골목 어귀에서 풍기는 밥 짓는 냄새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신호였죠. 엄마가 대문 밖으로 나와 소리치며 이름을 .. 2026. 3. 23.
[인간의 얼굴] 영화 퓨리: 전쟁의 광기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 어제는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집 근처 도로에서 사고 난 걸 목격했거든요. 오토바이가 쓰러져 있고 사람은 저만치 튕겨 나가 있는데,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그런데 참 신기하죠.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차를 세우고 뛰어갔습니다. 누구는 수신호를 하고, 누구는 부서진 오토바이를 치우고, 또 어떤 분은 구급차가 올 때까지 쓰러진 사람 손을 꼭 잡고 계속 말을 걸어주더군요.그 따뜻한 광경을 보고 집에 돌아왔는데, 왠지 마음이 묘해서 틀게 된 영화가 바로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였습니다. 영화는 ‘지옥’ 그 자체였습니다사고 현장에서 제가 본 게 ‘어떻게든 살리려는 마음’이었다면, 이 영화는 ‘어떻게든 죽여야 내가 사는’ 지옥을 보여줍니다. 1945년 전쟁 막바지, 전차 한 대에 몸을.. 2026. 3. 23.
[인생의 리스트] 쉰들러 리스트: 성실함을 믿어준 한 사람의 힘에 대하여 내가 만약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살아남았을까나치가 일으켰던 전쟁이나 홀로코스트 관련 기록들을 접할 때마다 저는 형용할 수 없는 깊은 공포를 느낍니다. 단순히 화면 속의 잔인함 때문이 아니라, "만약 내가 저 지옥 같은 상황 속에 던져졌다면, 단 하루라도 제정신으로 버티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라는 근원적인 두려움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이토록 독해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조차 상실해 버린 그 광기를 마주할 때마다 온몸이 서늘해집니다. 이번에 다시 본 는 바로 그 상실된 인간성 속에서, 한 개인의 용기와 선의가 얼마나 많은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처절한 기록이었습니다. 흑백 화면 속 빨간 코트 소녀가 주는 경고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단연 흑백 화.. 2026. 3. 23.
[독설 리뷰] 소비보르 탈출: 가스실의 광기와 내가 겪은 조직의 민낯 나치가 무서운 게 아니라 사람이 제일 무섭다독일이 일으킨 전쟁 영화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딱 하나입니다. "와, 진짜 사람이 사람한테 어떻게 저렇게까지 독하게 굴 수 있을까?" 인간성을 완전히 상실한 그 광기를 마주할 때마다 온몸이 서늘해집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내가 만약 저 시대에 태어났다면, 저 지옥 같은 수용소에서 단 하루라도 제정신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솔직히 자신 없습니다. 그만큼 그 시대의 공포는 인간의 상식을 아득히 벗어나 있으니까요.이번에 본 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순히 죽고 죽이는 전쟁 영화가 아니라,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밑바닥에서 어떻게든 존엄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보여줍니다.사람을 속여 가스실로 밀어 넣는 기만술.. 2026. 3. 23.
[리뷰]We Were Soldiers 1965년 베트남, 그들이 사지로 뛰어든 진짜 이유 베트남 전쟁은 왜 일어났을까? 영화가 던진 질문영화를 보기 전에 "베트남 전쟁은 대체 왜 일어났지?"라고 궁금했던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저 멀리서 벌어진 남의 나라 전쟁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를 보고 나서 1965년이라는 시점이 왜 그토록 중요했는지, 그 배경에 어떤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 있었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전투 장면을 넘어,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이념 대립과 새로운 전쟁 방식의 등장, 그리고 그 속에서 희생된 인간의 이야기를 묵직하게 담고 있습니다. 도미노 이론과 냉전의 시험대가 된 베트남1960년대 중반, 세계는 냉전(Cold War)의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공산주의가 한 나라에 뿌리내리면 주변국으로 연쇄 확산된다는 '도미노 이론(Do.. 2026. 3. 22.
[리뷰] 영화 <신명>: 광기 어린 명령과 이태원의 슬픔, 그날 밤 우리가 지켜낸 것들 국민 모두의 트라우마, 이태원 참사를 소환하다영화 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은 이태원 참사를 극의 가장 중심적인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의 비극적인 참사와 그 원혼들을 달래기 위해 벌어지는 기괴한 주술적 의식들은, 당시 우리가 느꼈던 국가의 부재와 슬픔을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겨놓았습니다. 특히 그 비극을 위로하기보다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무속적인 시도들은 보는 내내 숨이 막힐 듯한 분노를 자아냅니다. 권력자의 주술적 광기와 무너진 상식이 영화의 가장 파격적인 설정은 권력의 정점이 무속 신앙에 휘둘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무속과 광기에 빠진 권력자가 직접 내리는 비이성적인 명령들은 소름 끼치는 공포를 자아냅니다. 참사의 아픔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 2026.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