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라겐의 분자량은 약 30만 달톤입니다. 피부 장벽을 통과하는 물질의 분자 크기와 관련해 흔히 언급되는 기준 중 하나가 ‘500달톤 규칙’이라는 점을 알고 나서, 저는 그동안 콜라겐 팩에 가졌던 기대를 처음부터 다시 정리하게 됐습니다. 직접 약 2시간을 붙이고 있었는데도 기대했던 광채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 그 당혹감이 오히려 제대로 알아보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콜라겐 팩, 피부 흡수가 진짜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적인 천연 콜라겐은 분자 크기가 커서 피부 장벽을 통과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피부의 가장 바깥쪽에는 각질층(stratum corneum)이라는 장벽이 있고, 외부 물질이 피부 안으로 무조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합니다.
피부 침투와 관련해서는 오래전부터 ‘500 달톤 규칙’이 알려져 있습니다. 2000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피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분자량이 500 달톤 미만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안했습니다. 반면 화장품에 사용되는 천연 콜라겐의 분자량은 약 30만 달톤으로 알려져 있어, 피부에 바른 콜라겐 단백질 자체가 그대로 각질층을 통과해 진피까지 들어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콜라겐 팩은 전부 마케팅에 불과한 걸까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화장품에서는 이러한 천연 콜라겐의 한계 때문에 콜라겐을 더 작은 펩타이드나 아미노산 형태로 분해한 가수분해 콜라겐(Hydrolyzed Collagen)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가수분해란 콜라겐의 큰 단백질 구조를 더 작은 조각으로 분해하는 과정입니다. 관련 연구에서는 천연 콜라겐보다 이렇게 분해된 작은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이 피부에 침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 한 가지를 더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분자가 작아졌다고 해서 제품 속 콜라겐 성분이 모두 진피 깊숙이 들어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피부 침투는 분자의 크기뿐 아니라 구조와 제품의 제형 등 여러 조건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반적인 콜라겐 크림은 피부 침투가 제한적이지만, 콜라겐을 매우 작은 입자로 만든 특정 크림 제형에서 각질층과 표피로의 침투가 관찰된 연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특정 기술과 제형을 사용한 연구 결과이므로 모든 콜라겐 팩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콜라겐 팩을 고를 때 저는 포장 앞면의 ‘콜라겐’이라는 단어만 보기보다는 성분표에서 Hydrolyzed Collagen이나 콜라겐 펩타이드가 어떻게 표기돼 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여러 제품을 직접 비교해 사용해 봤을 때 성분 구성에 따라 사용감에서도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 천연 콜라겐은 약 30만 달톤의 큰 단백질로 피부 장벽을 통과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 가수분해 콜라겐은 천연 콜라겐보다 작은 펩타이드와 아미노산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 분자 크기가 작다고 해서 모든 성분이 피부 깊숙이 흡수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 제품을 볼 때는 ‘콜라겐’이라는 이름뿐 아니라 어떤 형태의 콜라겐이 사용됐는지도 함께 확인하고 있습니다.
2시간 붙였는데 왜 기대만큼 효과가 없었을까
제가 처음 콜라겐 팩을 써봤을 때 가장 신기했던 것은 투명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 만졌을 때는 탱글탱글하고 말랑한 느낌이었고, 잡아당기거나 손톱에 걸리면 찢어지기도 해서 얼굴에 붙일 때 조금 조심해야 했습니다.
얼굴에 붙이면 굉장히 시원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붙이고 있는 동안에는 정말 피부가 좋아질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불투명하던 팩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투명해졌습니다. 제 경우에는 턱과 이마가 먼저 투명해지고 볼은 한참 늦게 변했습니다. 처음에는 ‘건조한 부위가 수분을 더 빨리 흡수해서 그런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가 투명해지는 현상만으로 특정 부위가 콜라겐이나 다른 성분을 더 많이 흡수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피부에 붙어 있는 동안 마스크 내부의 수분 상태가 달라지고 외부로 수분이 증발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제품의 조성이나 피부와의 밀착 정도, 주변 환경 등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스크가 투명해졌다 = 콜라겐이 피부에 모두 흡수됐다’고 단순하게 연결해서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완전히 투명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약 2시간 정도 붙이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솔직히 2시간은 꽤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떼어낸 뒤에는 광고를 보고 기대했던 것처럼 눈에 띄는 광채가 나타나거나 피부가 굉장히 촉촉해졌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콜라겐 마스크 자체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도 있습니다. 2024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92% 이상 native bovine collagen으로 구성된 특정 시트 마스크를 대상으로 피부 수분도와 피부 거칠기, 주름 등의 변화를 평가했고 일부 지표에서 개선이 관찰됐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특정 제품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며 연구 저자들이 시험 제품 제조사에 소속돼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시중의 모든 콜라겐 마스크팩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효과라고 확대해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오히려 단순했습니다. 마스크가 투명해지는 모습과 실제 제 피부에서 느껴지는 효과는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오래 붙여야 할까
제가 직접 사용했을 때는 약 2시간 정도가 지나야 상당 부분 투명해졌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완전히 투명해질 때까지 붙여야 효과가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보면서 사용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이 반드시 더 좋은 효과로 이어진다고 볼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콜라겐 마스크라고 해도 제품마다 재질과 성분, 제형이 다릅니다. 일반적인 시트 마스크와 오랫동안 착용하도록 만들어진 하이드로겔 마스크를 같은 기준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피부 타입에 따라 임의로 몇 분이라는 기준을 정하기보다는 사용하는 제품에 표시된 권장 사용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저처럼 투명해지는 과정을 보기 위해 오래 붙이는 경우에도 피부에 따가움이나 가려움, 붉어짐 같은 불편함이 나타난다면 사용시간과 관계없이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팩을 떼어낼 때도 피부를 잡아당기지 않도록 천천히 떼어냈습니다. 사용 후 피부가 건조하게 느껴진다면 평소 사용하는 보습제로 마무리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 경험에서는 두 시간을 채우는 것 자체보다 내가 사용하는 제품의 권장시간과 실제 피부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콜라겐 팩을 하면 진짜 콜라겐이 피부에 흡수되나요?
A. 일반적인 천연 콜라겐은 분자 크기가 커 피부 장벽을 통과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가수분해 콜라겐처럼 더 작은 펩타이드 형태도 사용되지만, 제품에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진피 깊숙이 흡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 마스크가 투명해지면 성분이 모두 흡수된 것인가요?
A. 그렇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이드로겔 마스크는 사용 중 수분 상태가 변하면서 투명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명해진 정도만으로 특정 성분의 피부 흡수량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Q. 콜라겐 팩은 얼마나 오래 붙이고 있어야 하나요?
A. 제품마다 권장 사용시간이 다르므로 제품에 표시된 사용방법을 따르는 것이 우선입니다. 오래 붙인다고 반드시 더 많은 성분이 흡수되거나 효과가 커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 콜라겐 팩을 매일 써도 되나요?
A. 제품마다 성분과 권장 사용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콜라겐 팩에 동일한 사용주기를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약 2시간씩 사용하는 방법을 매일 반복하기보다는 가끔 시간을 두고 사용하는 방식이 더 편했습니다.
Q. 콜라겐 팩을 뗀 후 보습크림을 발라도 되나요?
A. 사용 후 피부가 건조하게 느껴진다면 평소 사용하는 보습제를 바를 수 있습니다. 반드시 오일이나 무거운 크림으로 피부를 밀폐해야만 콜라겐 팩의 효과가 유지된다고 볼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결론
콜라겐 팩을 직접 사용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본 뒤에는 제가 처음 가지고 있던 기대와는 조금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팩을 붙이면 콜라겐이 그대로 피부 깊숙이 들어가 진피의 콜라겐을 채워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합니다. 천연 콜라겐은 분자 크기가 커 피부 장벽을 통과하는 데 한계가 있고, 가수분해된 작은 콜라겐 펩타이드 역시 제품의 형태와 제형 등에 따라 다르게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콜라겐 마스크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특정 콜라겐 시트 마스크를 대상으로 피부 수분도와 거칠기 등의 변화를 확인한 연구도 있고, 콜라겐과 그 가수분해물은 화장품에서 보습과 피부 컨디셔닝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사용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탱글탱글한 촉감과 얼굴에 붙였을 때의 시원함, 그리고 턱과 이마부터 시작해 마스크가 점점 투명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약 2시간을 붙이고 있었던 것에 비해 떼어낸 뒤 기대했던 뚜렷한 보습감이나 광고에서 보던 광채는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마스크가 얼마나 투명해졌는지를 효과의 기준으로 보지 않습니다. 제품을 고를 때도 단순히 ‘콜라겐’이라는 문구만 보기보다는 어떤 형태의 콜라겐이 들어 있는지 성분표를 함께 확인합니다.
결국 저에게 콜라겐 마스크팩은 ‘투명해지면 콜라겐이 모두 흡수되는 팩’이라기보다, 실제 사용감과 내 피부에서 느껴지는 변화를 따로 확인해봐야 하는 화장품이었습니다.
참고자료
Bos JD, Meinardi MMHM. The 500 Dalton rule for the skin penetration of chemical compounds and drugs. Experimental Dermatology. 2000.
Use of Collagen in Cosmetic Products. Cosmetics. 2023.
Lubart R, et al. A Novel Facial Cream Based on Skin-penetrable Fibrillar Collagen Microparticles. Journal of Clinical and Aesthetic Dermatology. 2022.
Janssens-Böcker C, et al. Native collagen sheet mask improves skin health and appearance: A comprehensive clinical evaluation.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