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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진짜 우정, 계층 차이, 실화 바탕)

by 레나의 영화 2026. 4. 5.

 

출처:네이버

 

목 아래 전신 마비 상태의 귀족과 빈민가 출신 청년이 만나 서로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이야기, 믿어지십니까? 영화 언터처블은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이게 정말 실제 이야기라고?"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사고 이후 사지마비(Quadriplegia) 상태로 살아가는 필립과 간병인 경험이 전혀 없는 드리스, 이 둘의 만남은 단순한 고용 관계를 넘어 진짜 우정으로 발전합니다.

장애를 대하는 태도가 관계를 바꾼다

누군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처음 만나면 어떻게 대하시겠습니까? 대부분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혹시 실수할까 봐 말 한마디도 신중하게 고르게 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태도가 때로는 더 큰 벽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필립은 경추 손상(Cervical Spinal Cord Injury)으로 인해 목 아래 모든 감각과 운동 기능을 잃은 상태입니다. 여기서 경추 손상이란 목뼈 부분의 척수가 다쳐서 그 아래 신체 부위를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필립은 아무리 부유해도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24시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간병인 지원자들은 그를 '환자'로 대하며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입니다.

그런데 드리스는 달랐습니다. 그는 필립을 특별하게 대우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면접 자리에서도 "저 이거 하고 싶어서 온 거 아니에요, 그냥 서류에 사인만 받으러 왔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할 정도였습니다. 필립은 오히려 그 거리낌 없는 태도에 끌렸고, 결국 드리스를 간병인으로 고용합니다.

제가 이 장면을 보면서 느낀 건, 때로는 과도한 배려가 오히려 상대를 더 고립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필립이 원했던 건 동정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관계였던 겁니다. 드리스는 필립에게 농담도 하고, 때로는 무례해 보일 정도로 직설적이었지만, 바로 그 점이 필립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나타나는 변화도 흥미롭습니다. 드리스는 클래식 음악이나 미술 같은 고급 문화를 전혀 몰랐고, 필립은 대중음악이나 거리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세계를 나누면서 둘 다 조금씩 변화합니다. 필립은 드리스 덕분에 웃음을 되찾고, 드리스는 필립을 통해 책임감을 배워갑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장애인개발원). 이 영화가 보여주는 관계의 본질이 바로 그겁니다.

계층과 인종을 넘는 진짜 우정이 가능할까

부유한 백인 귀족과 가난한 흑인 청년, 이 조합에서 진정한 우정이 가능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으로 볼 겁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영화니까 가능한 거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을 알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드리스는 프랑스 빈민가(Banlieue) 출신입니다. 여기서 방리유란 프랑스 대도시 외곽의 저소득층 밀집 지역을 가리키는 말로, 주로 이민자들이 모여 살며 높은 실업률과 범죄율을 보이는 곳입니다. 드리스는 그런 환경에서 자랐고, 정식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반면 필립은 파리 중심부의 고급 저택에서 살며 예술품을 수집하고 클래식 콘서트를 즐기는 상류층입니다.

이 둘 사이의 사회경제적 격차(Socioeconomic Gap)는 엄청납니다. 사회경제적 격차란 단순히 돈의 차이를 넘어서 교육, 문화, 사회적 지위까지 포함하는 총체적인 차이를 의미합니다. 보통 이런 격차가 큰 사람들끼리는 공통 관심사를 찾기도 어렵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힘듭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 차이가 오히려 두 사람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필립은 드리스를 통해 자신이 살아온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드리스는 필립을 통해 자신에게도 가능성이 있다는 걸 발견합니다.

제가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필립이 드리스에게 오페라를 들려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드리스는 처음에는 "이게 뭐야, 지루한데"라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필립은 화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받아들입니다. 반대로 드리스가 필립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펑크 음악을 들려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로의 취향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나누는 과정 자체를 즐겼습니다.

두 사람의 우정이 발전하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관계의 깊이는 배경이 아니라 태도에서 결정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실제로 프랑스 사회통합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사회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출처: 프랑스 사회통합위원회).

영화 후반부에 두 사람이 잠시 멀어지는 장면도 나옵니다. 드리스는 자신의 가족 문제로 필립 곁을 떠나야 했고, 필립은 다시 예전의 고립된 삶으로 돌아갑니다. 그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서로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특히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은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실제 주인공인 필리프 포조 디 보르고(Philippe Pozzo di Borgo)와 압델 셀루(Abdel Sellou)는 지금도 친구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어지는 우정, 그게 바로 진짜 관계의 증거가 아닐까요?

영화를 보고 나서 제가 받은 가장 큰 교훈은 이겁니다. 사람을 판단할 때 외적 조건이 아니라 그 사람의 진심을 봐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진짜 관계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언터처블은 단순한 감동 영화를 넘어서, 우리가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보고 나면 "나도 내 주변 사람들을 제대로 보고 있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xQtMi4X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