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지금도 점점 오르고 있긴 합니다. 정부 정책이 바뀔 때마다 급등하거나 하락합니다.
영화 빅쇼트는 바로 2008년, 모두가 부동산 불패 신화를 외치던 시절에 시스템의 붕괴를 예견하고 반대로 배팅했던 사람들의 실화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한 투자 성공담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과 인간의 탐욕이 어떻게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솔직히 2008년 미국은 엄청난 댓가를 치렀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 타격이 있지는 않았던 거 같습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은 잘 돌아갔습니다.
실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주택 시장이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출이 쉬워졌고 주택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은행들은 신용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대출을 확대했습니다. 소득 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대출이 이루어졌습니다
2003년~2006년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거품이 형성되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급증했고 은행들은 이 대출을 묶어 금융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이 상품들은 높은 신용등급을 받으며 안전한 투자 상품처럼 전 세계에 판매되었습니다.
2007년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출 금리가 올라가면서 상환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증가했고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주택 가격 상승이 멈추고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이 시작되었습니다.
2008년 초
주택담보증권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손실을 입기 시작했고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었습니다.
2008년 9월
Lehman Brothers 파산
대형 투자은행이 무너지면서 금융시장이 급격히 흔들렸습니다. 신용이 얼어붙고 금융기관 간 거래도 위축되었습니다.
2008년 말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습니다. 주식시장 급락, 기업 투자 감소, 실업 증가 실물 경제까지 영향을 받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습니다.
2008 금융위기의 시작점,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실체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주택담보대출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프라임'은 우량을 뜻하고, '서브프라임'은 그 이하, 즉 신용도가 낮은 차주를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이런 고위험 대출이 마치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포장되어 금융시장에 유통되었다는 점입니다.
영화 속 마이클 버리는 이 모기지론을 구성하는 개별 채권들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심각한 부실을 발견합니다. 심지어 개 이름으로도 대출이 승인되었고, 수입 증명 없이도 몇 채의 집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2000년대 중반 미국 금융기관들이 단기 수익에만 집중한 나머지 대출 심사를 사실상 포기했음을 보여줍니다.
제가 특히 충격받았던 부분은 신용평가기관의 역할이었습니다. 무디스, S&P 같은 기관들은 경쟁 구도 속에서 고객인 투자은행의 눈치를 보며 위험한 상품에도 높은 등급을 남발했습니다. 여기서 신용등급(Credit Rating)이란 채권이나 금융상품의 안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AAA부터 D등급까지 분류되는데 AAA가 가장 안전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부실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묶음에도 AAA 등급이 붙었던 겁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위기에 배팅한 금융상품
영화의 핵심은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 CDS)라는 파생상품입니다. CDS란 쉽게 말해 채권이 부도날 경우를 대비한 일종의 보험 상품입니다. 마이클 버리는 모기지 시장이 붕괴할 것을 확신하고, 당시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이 CDS 상품을 투자은행에 요청해 만들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자산 가격이 오를 것에 배팅(롱 포지션)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하락에 배팅하는 것(숏 포지션)이 훨씬 더 어렵고 외로운 싸움입니다. 실제로 영화 속 인물들도 모두에게 미친 사람 취급을 받으며 엄청난 압박을 견뎌야 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도이치뱅크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은 처음에는 마이클의 제안을 비웃으며 기꺼이 CDS를 팔아줬습니다. 그들은 주택시장이 무너질 리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점점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연체율은 급증했는데도 모기지 관련 채권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CDS 가격만 올랐습니다.
이 모순된 상황의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투자은행들이 손실을 숨기고 있었던 겁니다. 저는 당시 한국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2007년 말부터 경제 뉴스가 심상치 않았지만, 정작 금융기관들은 "괜찮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영화 속 마크 바움이 라스베이거스 증권화 포럼에서 목격한 광경처럼, 업계 전체가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모두가 침묵하고 있었던 겁니다.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는 여러 채권을 묶어 만든 파생상품인데, 여기서 더 나아가 CDO를 다시 묶은 CDO²(CDO 스퀘어드)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는 기초자산의 수십 배 규모로 투기 시장이 부풀려졌다는 의미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훨씬 커진 상황이었죠.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그 이후, 교훈은 있었는가
2008년 9월 15일, 미국 4대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습니다. 자산 규모 6,390억 달러, 직원 2만 5천 명의 거대 금융기관이 하루아침에 무너졌습니다. 저는 그날 아침 뉴스를 보면서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런 큰 회사도 망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자막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5조 달러가 증발하고, 800만 명이 직업을 잃었으며, 600만 명이 집을 잃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사태를 일으킨 금융기관 임원들 중 처벌받은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오히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은행들을 구제했고, 월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위기가 지나면 시스템이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실제로는 비슷한 구조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08년 이후에도 레버리지(차입을 통한 투자 확대) 규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는 여전합니다.
경제나 금융에 관심이 있다면, 이 영화는 꼭 한 번 봐야 할 작품입니다. 다소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지만, 중간중간 셀레나 고메즈, 앤서니 보딘 같은 유명인들이 등장해 쉽게 설명해 주는 장면들이 있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참고 자료
주요 경제 전문지 및 언론 보도
(월스트리트저널 및 뉴욕타이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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