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바디로션을 왜 바르는지도 모르고 바르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 엄마가 씻고 나면 바디로션을 발라줬고, 그게 그냥 몸에 배어버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십 년을 반복한 습관인데도 어느 날 문득 ‘이게 진짜 피부에 뭔가 하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찾아보고 나서야 제가 해온 방식 중 몇 가지는 꽤 근거가 있었고, 몇 가지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샤워 후 몸에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발라야 하는 이유
저는 타월로 물기를 닦자마자 바디로션을 바르는 것이 습관이었습니다. 빠르게 바르지 않으면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도 있어서 항상 샤워 후 바로 발랐습니다.
딱히 이유를 알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는데,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고 이 습관이 꽤 맞는 방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미국피부과학회(AAD)에서는 샤워 후 피부를 부드럽게 닦고 피부가 아직 촉촉한 상태에서 바로 보습제를 바르는 방법을 권하고 있습니다. 피부에 남아 있는 수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보습제가 수분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습제에는 제품에 따라 크게 습윤제(humectant), 밀폐제(occlusive), 에몰리언트(emollient) 등이 사용됩니다.
습윤제는 각질층이 수분을 유지하도록 돕고, 밀폐제는 피부 표면에서 수분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에몰리언트는 피부 표면을 매끄럽고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제가 직접 사용하면서 느끼기에는 타월로 물기를 완전히 말리고 한참 뒤에 바르는 것보다 샤워 후 빠르게 바르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매일 반복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끈적임 때문에 여러 제품을 사용
바디로션을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여러 제품을 사용해 봤고, 몇 번의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제가 제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 중 하나가 제형과 끈적임입니다.
저는 되직하거나 유분감이 많이 느껴지는 제품보다 약간 묽고 잘 펴 발리면서 끈적임이 적은 제품을 선호합니다. 향도 거의 없는 제품을 좋아합니다.
보습제는 제품마다 습윤제·에몰리언트·밀폐제 등의 종류와 배합이 다르기 때문에 발림성이나 보습감, 사용 후 느껴지는 마무리감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피부가 많이 건조한 경우에는 가벼운 로션보다 크림이나 연고처럼 조금 더 되직한 제품이 수분을 유지하는 데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피부과학회에서도 건조한 피부에는 로션보다 크림이나 연고 형태의 보습제를 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아무리 보습감이 좋아도 끈적임이 심하면 결국 매일 사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리뉴 인텐시브 스킨 테라피입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사용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벌써 7~8년 정도 사용한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게 된 것도 제 기준에서 묽은 제형과 적은 끈적임, 강하지 않은 향이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에는 성분 하나만 보는 것보다 매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형인지가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여름과 겨울에는 바르는 양을 다르게
저는 사계절 내내 바디로션을 매일 바릅니다.
다만 여름과 겨울에 바르는 양은 다릅니다.
여름에는 적은 양을 얇게 바르고, 겨울에는 양을 조금 더 늘립니다. 특히 겨울에는 허벅지와 종아리 같은 부위에 더 듬뿍 바르는 편입니다.
겨울에는 몸은 패딩이나 두꺼운 옷으로 감싸고 다니지만 다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자연스럽게 다리 쪽 보습에 더 신경을 쓰게 됐습니다.
낮은 습도와 실내 난방 같은 겨울철 환경은 피부 건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절마다 제품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같은 제품을 사용하면서 피부 상태에 따라 양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매일 발랐더니 피부에서 느껴진 변화
제가 바디로션을 매일 사용하면서 가장 확실하게 느끼는 것은 피부의 부드러움입니다.
샤워 후 바디로션까지 바르고 나면 피부가 반들반들하고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매일 이렇게 관리해서인지 제 경우에는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는 경우도 거의 없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피부가 촉촉하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가끔 지인들이 제 팔 같은 곳을 만졌다가 피부가 엄청 부드럽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모두 바디로션 하나의 효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어온 생활 습관이고 사람마다 피부 상태와 생활환경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 바디로션을 매일 바른다고 해서 원래 가지고 있던 피부 타입 자체가 영구적으로 바뀐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은 오랫동안 꾸준히 보습하면서 피부가 촉촉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는 것이고,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보습제가 각질층의 수분을 유지하고 수분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보습 원리는 구분해서 보는 것이 맞습니다.
향이 거의 없는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
저는 바디로션을 고를 때 향도 중요하게 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향이 거의 없는 제품을 선호합니다.
향이 강한 제품은 처음에는 좋게 느껴져도 매일 몸 전체에 바르다 보면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미국피부과학회에서는 건조하거나 민감한 피부를 관리할 때 fragrance-free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또한 unscented와 fragrance-free가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무향(unscented)으로 표시된 제품에도 다른 성분의 냄새를 가리기 위한 향 관련 성분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여러 제품을 사용해본 뒤 향이 거의 없는 제품으로 정착했습니다.
바디로션을 얼굴에 발랐다가 알게 된 차이
‘어차피 보습제인데 바디로션을 얼굴에 발라도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얼굴에 발라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몸에 발랐을 때와 느낌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몸에서는 괜찮았던 제품인데 얼굴에 바르니 유분감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얼굴용과 바디용 보습제의 기본적인 보습 원리가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얼굴과 몸은 부위에 따라 피부 특성이 다르고, 제품 역시 사용 부위와 목적에 따라 성분 구성과 제형, 사용감이 다르게 설계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몸에서 사용감이 좋았던 제품이 얼굴에서도 똑같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에게는 직접 사용해보고 얼굴용과 바디용을 따로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매일 때타올을 사용하는 습관도 다시 생각
저는 샤워할 때 매번 때타월에 비누를 묻혀 몸을 문지릅니다. 각질이 제거되기를 바라면서 오래전부터 해온 습관입니다.
그다음 깨끗하게 헹군 뒤 바디워시를 샤워볼에 묻혀 거품을 충분히 내서 한 번 더 씻습니다.
그리고 샤워를 마치면 타월로 물기를 닦고 빠르게 바디로션을 바릅니다.
제 피부에서는 오랫동안 이 방법을 사용하면서 특별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지만, 자료를 찾아보면서 매일 때타올을 사용하는 방법 자체를 다른 사람에게 권장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알게 됐습니다.
미국피부과학회에서는 물리적 각질 제거를 할 때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부드럽게 해야 하며, 각질 제거가 강할수록 횟수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과도한 각질 제거는 피부가 붉어지거나 자극받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오랫동안 해온 방법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샤워 습관입니다.
제가 해온 루틴 중 일반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은 매일 때타월로 문지르는 것보다는 샤워를 마친 뒤 피부가 건조해지기 전에 보습제를 바르는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바디로션은 샤워 후 얼마나 빨리 발라야 하나요?
타월로 피부를 세게 문질러 완전히 말리기보다 가볍게 물기를 제거하고 피부가 아직 촉촉할 때 보습제를 바르는 방법이 권장됩니다. 미국피부과학회에서도 샤워 후 바로 보습제를 바르는 방법을 권하고 있습니다.
Q. 바디로션을 매일 바르면 피부 타입이 바뀌나요?
매일 바른다고 해서 원래 피부 타입 자체가 영구적으로 바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보습제는 피부의 수분 유지와 피부 표면을 부드럽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Q. 때타올로 매일 밀어도 피부에 괜찮을까요?
저는 오랫동안 매일 때타월을 사용해 왔지만 이것이 모든 피부에 맞는 방법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물리적 각질 제거를 과도하게 하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부 상태와 자극 정도를 고려해야 합니다.
Q. 바디로션의 끈적임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는 여름에는 바르는 양을 줄이고 얇게 펴 바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무엇보다 아무리 보습력이 좋아도 매일 바르기 어려울 정도로 끈적인다면 자신의 피부와 취향에 맞는 제형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수십 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해온 습관인데 자료를 찾아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샤워하고 바로 바르는 습관은 계속 유지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 엄마가 발라주기 시작했던 바디로션이 지금은 샤워 후 당연히 해야 하는 일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여름에는 조금 적게, 겨울에는 조금 더 많이 바르고 특히 건조하게 느껴지는 허벅지와 종아리는 더 신경 써서 바릅니다.
그동안 여러 제품을 사용해본 결과 저에게는 화려한 향이나 무거운 보습감보다 묽고 끈적임이 적으며 향이 거의 없어 매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잘 맞았습니다.
좋은 성분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사용감이 불편해 손이 가지 않는다면 꾸준히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제가 수십 년 동안 바디로션을 사용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거창한 관리법이 아니라 샤워 후 나에게 잘 맞는 보습제를 꾸준히 바르는 습관이었습니다.
참고자료
-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ssociation, Dermatologists' top tips for relieving dry skin
-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ssociation, How to safely exfoliate at home
- Kováčik A, Vraníková B, Čáp R. Skin hydration: How to increase the water content in the skin with dermocosmetics?
- Rawlings AV, Canestrari DA, Dobkowski B. Moisturizer technology versus clinical performance. Dermatologic Therapy.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