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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마이드 크림을 한 통 쓰고 나서 성분표를 다시 보게 된 이유

by 레나의 피부 2026. 8. 13.

 

 

피부가 예민해졌을 때 화장품을 고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저도 피부가 예민하고 피부장벽이 많이 약해졌다고 느꼈던 시기에 비오템 매장에서 크림을 추천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사용했던 제품이 비오템 세라 리페어 배리어 크림입니다.

한 통을 사용했는데 제형은 생각보다 꾸덕했습니다. 한 번에 많이 바르기보다는 조금씩 덜어서 피부에 얇게 펴 바르는 방법이 저한테는 더 잘 맞았습니다.

아침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크림 자체가 꾸덕하다 보니 그 위에 화장을 하면 밀리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밤에만 사용했습니다.

당시에는 피부장벽에 좋다고 추천받아서 사용했지만 세라마이드가 피부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까지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후 다른 화장품들을 보다 보니 세라마이드 함량을 ppm이나 %로 크게 표시한 제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궁금해졌습니다.

세라마이드가 피부장벽에 중요한 성분이라면 많이 들어 있을수록 더 좋은 걸까요?

10,000ppm 제품은 5,000ppm 제품보다 피부장벽에도 두 배 더 좋은 걸까요?

이번에는 단순히 '세라마이드는 피부장벽에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제품에 표시된 세라마이드 함량만으로 피부장벽 화장품을 판단할 수 있는지를 찾아봤습니다.

세라마이드는 피부장벽에서 무슨 일을 할까요?

세라마이드를 처음 접했을 때는 저도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보습 성분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히알루론산 같은 성분과는 역할이 조금 달랐습니다.

피부 가장 바깥에는 각질층이 있습니다.

각질층은 흔히 벽돌과 시멘트에 비유합니다. 각질세포가 벽돌이라면 그 사이를 채우는 지질히 시멘트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이 지질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성분이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유리지방산입니다.

즉 세라마이드는 단순히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성분이라기보다 원래 피부장벽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지질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세라마이드가 많이 들어 있는 화장품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연구를 찾아보니 피부장벽은 세라마이드 하나만 가지고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피부장벽에는 세라마이드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라마이드가 중요하다고 하니 저는 자연스럽게 세라마이드만 충분히 보충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각질층에는 콜레스테롤과 유리지방산도 함께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피부장벽이 손상됐을 때 세라마이드 하나만 사용하는 것과 이 지질들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같을까요?

이 부분을 살펴본 연구가 있었습니다.

1996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피부장벽을 구성하는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을 이용해 손상된 피부의 장벽 회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관찰했습니다.

 

연구에서는 세 가지 주요 지질 가운데 일부만 사용했을 때와 함께 사용했을 때 장벽 회복 결과가 달랐습니다. 세라마이드·콜레스테롤·지방산을 적절히 함께 사용했을 때 정상적인 장벽 회복을 돕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 부분이 저는 의외였습니다.

세라마이드가 좋다고 해서 세라마이드 하나의 양만 보면 되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다만 이 연구에는 꼭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평소 정상적인 얼굴에 일반 화장품을 바르고 비교한 연구가 아닙니다. 피부장벽을 손상시킨 상태에서 회복 과정을 살펴본 실험입니다.

따라서 이 결과만 가지고 특정 세라마이드 화장품이 더 좋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피부장벽이 한 가지 성분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고함량 세라마이드는 의미가 없을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세라마이드의 양 역시 피부장벽과 관련된 요소입니다.

제가 궁금했던 것은 세라마이드 함량이 중요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함량이 두 배가 되면 피부장벽에도 두 배 더 좋은가였습니다.

예를 들어 한 제품에는 세라마이드가 5,000ppm, 다른 제품에는 10,000ppm이 들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숫자만 보면 두 배 차이입니다.

 

그렇다고 두 번째 제품의 피부장벽 개선 효과가 정확히 두 배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에는 세라마이드 하나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용했던 비오템 세라 리페어 배리어 크림만 봐도 그렇습니다.

공식 전성분에는 Ceramide NP뿐 아니라 글리세린, 호호바 에스터, 센텔라아시아티카 추출물, 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 등 여러 성분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제품을 사용했을 때 느꼈던 사용감 역시 세라마이드 하나 때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화장품은 결국 여러 성분을 섞어서 만든 하나의 제형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Ceramide NP인데도 결과가 달랐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다가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2026년에는 같은 Ceramide NP라도 구조에 따라 피부에서 나타나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본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연구에서는 건강한 젊은 여성 21명을 대상으로 지방산 사슬 길이가 다른 Ceramide NP 제형을 비교했습니다.

피부장벽을 일시적으로 손상시킨 뒤 제품을 사용하고 8시간 후 회복 정도를 측정했는데, C24~C30의 긴 사슬 Ceramide NP를 사용한 제형은 76%, C18 제형은 65%의 장벽 회복률을 보였습니다.

같은 이름의 Ceramide NP인데도 결과가 같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단순히 세라마이드 함량을 비교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이 들어 있는지만이 아니라 어떤 구조의 세라마이드인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4주 사용했을 때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는 제품을 하루 두 번씩 4주 동안 사용하면서 피부 수분도도 확인했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부위와 비교했을 때 수분도 증가율은 C18 세라마이드 제형이 21.6%, C16

C24가 39%, C24 ~ C30이 47%였습니다.

긴 사슬 Ceramide NP를 사용한 제형에서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긴 사슬 세라마이드가 들어 있으면 무조건 좋은 화장품이다'라고 결론 내리면 안 됩니다.

연구 참여자가 21명으로 많지 않았고 젊고 건강한 여성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또 얼굴에 시판 화장품 여러 개를 발라 비교한 것이 아니라 연구 조건에 맞춘 제형을 팔 안쪽에 사용한 실험입니다.

그래서 이 연구에서 제가 얻은 답은 특정 세라마이드를 찾아서 사야 한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세라마이드 제품을 단순히 ppm 숫자로 줄 세우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함량만큼 제형도 중요했습니다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제가 사용했던 비오템 크림도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당시에는 피부장벽 때문에 추천받았기 때문에 성분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매일 사용할 때 제가 가장 많이 신경 쓴 것은 세라마이드의 함량이 아니었습니다.

제형이었습니다.

저에게는 꽤 꾸덕한 크림이었기 때문에 많이 바르는 것보다 조금씩 덜어서 얇게 펴 바르는 게 좋았습니다.

특히 아침에는 그 위에 화장을 하면 밀리는 경우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밤에만 사용하게 됐습니다.

이 경험을 생각해 보면 아무리 좋은 성분이 들어 있어도 결국 내가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제형인지도 중요합니다.

세라마이드 함량이 아무리 높더라도 아침에 사용하는 제품을 찾고 있는데 너무 꾸덕해서 화장이 계속 밀린다면 저에게는 손이 잘 가지 않는 제품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밤에 사용하는 크림을 찾는다면 이런 꾸덕한 제형이 크게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성분표의 숫자만 봐서는 이런 차이는 알 수 없습니다.

이제 세라마이드 제품을 볼 때 달라진 점

예전에는 '세라마이드 고함량'이라는 문구가 보이면 숫자가 큰 제품이 더 좋아 보였습니다.

지금도 세라마이드 함량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함량 하나만으로 어느 제품이 더 좋다고 판단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피부장벽에는 세라마이드뿐 아니라 콜레스테롤과 지방산도 함께 존재합니다.

손상된 피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이런 지질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장벽 회복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더 최근에는 같은 Ceramide NP라도 지방산 사슬의 길이가 다른 제형에서 장벽 회복과 수분도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 연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제품 앞면에 적힌 '세라마이드 ○○ppm'이라는 숫자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피부장벽에도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직접 한 통을 사용해 본 제 경험에서는 성분만큼 제형도 중요했습니다.

꾸덕한 크림은 저녁에 얇게 펴 바르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괜찮았지만 아침 화장 전에는 밀림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세라마이드 화장품을 고를 때 보게 된 것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세라마이드가 들어 있는지, 어떤 다른 성분과 함께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내가 실제로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제형인지까지 같이 보는 것.

처음에는 '세라마이드는 많이 들어 있을수록 좋은가?'라는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고 직접 사용했던 경험까지 다시 생각해 보니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세라마이드는 피부장벽에 중요한 성분이지만, 제품의 가치를 함량 숫자 하나로 판단하기에는 피부장벽도 화장품도 훨씬 복잡했습니다.

 

 

 

참고자료

  1. Man MQ, Feingold KR, Thornfeldt CR, Elias PM. Optimization of physiological lipid mixtures for barrier repair.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1996.
  2. Gwon DH, Choi HK, Lee EO, et al. Impact of Ceramide Acyl Chain Length on Human Skin Barrier Recovery and Hydration.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2026.
  3. Biotherm. Cera Repair Barrier Cream 공식 제품 및 전 성분 정보.